지난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정부 예산보다 더 걷히며 4년 만에 ‘세수 펑크’를 면했다. 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었던 건 ‘유리지갑’ 직장인과 흡연자 덕분이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17조9000억원으로 정부가 계획한 예산(215조7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많았다. 전년(205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2조4000억원(6%) 늘었다. 이로써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이어진 세수 결손에서 벗어났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재정의 조기 집행,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추진한 결과 국세 수입이 증가했다”고 평했다.
작년 각각 1조7000억 더 걷혀
4년 만에 세수 2조2000억 초과
경기활성화?탈세방지 주력을?
올해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자칫하면 세수 결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엔 주택시장이 개선되며 양도세가 3조8000억원 더 걷혔다. 그러나 올해는 공급 과잉 우려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정부의 세입 예산은 지난해보다 7조2000억원이나 많은 222조9000억원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의 세수가 세입 예산을 초과한 건 일시적인 부동산 경기 호전과 담뱃값 인상과 같은 예외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안정적인 세수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경기 활성화에 주력하고 부유층의 탈세 방지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