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치주질환 유병률은 20대는 4.3%, 40대는 31.8%, 60대는 49.8%로 나이와 비례해 증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류재준 교수는 “음식을 씹을 때 사용하는 치아·잇몸·턱관절 중에서 나이가 들수록 가장 위험한 조직이 잇몸”이라고 말했다. 똑같이 사용해도 상대적으로 강도는 약하고, 세균의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세정제인 침 분비량이 준다는 것도 고령자의 잇몸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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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2년 국민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연구진이 잇몸병과 빈혈, 고혈압,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잇몸병이 있을 때 빈혈 위험도는 1.44배, 고혈압 위험도 1.36배,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2.11배 각각 더 높았다.
기둥이 부실하면 지붕이 무너진다. 잇몸이 약해지면 결국 이가 흔들리다 뽑힌다. 틀니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50%, 즉 2명 중 1명이 사용할 만큼 보편화됐다.
최근 틀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느는 추세다. 절반 가격이면 틀니를 맞출 수 있다. 올 7월부턴 이 범위가 65세 이상으로 확대돼 사용자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철과 임영준 교수는 “세계적으로 틀니에 보험을 적용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올바른 사용·관리법을 익히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치조골이 흡수되고 틀니 자체가 마모돼 헐거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활의 불편함이 크고 상처가 너무 자주 난다면 초기엔 부착제를 이용해 고정력을 높이고, 심한 경우 병원을 찾아 조정을 받는다.
씹는 훈련도 필요하다. 류 교수는 “씹는 힘이 완전틀니는 자연치의 30~50%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쪽으로만 씹으면 반대 쪽이 들려 상처가 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입속 상처에 세균이 침투하면 구내염을 비롯해 나아가 전신질환도 유발·악화될 수 있다. 장시간 착용하는 것도 피한다. 류 교수는 “신발을 신고 자면 발이 붓듯 틀니를 오래 끼면 혈액순환이 방해돼 잇몸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6개월마다 치과 가서 점검
전용 세정제로 씻어
미지근한 물에 담가 보관
치약·물로 세정하면 틀니 훼손
특히 잠자리에 들 땐 반드시 틀니를 빼야 한다. 일본 니혼대 연구진이 폐렴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한 85세 이상 노인 524명을 분석했더니, 틀니를 끼고 잠자는 쪽의 폐렴 위험률이 최대 2.3배 높았다. 이는 흡연이 폐렴에미치는 영향과 맞먹는 수준이다
류 교수는 “치약에는 연마제가 있다. 틀니의 플라스틱(레진) 부분에 닿으면 보이지 않게 상처를 내 세균과 곰팡이가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물에 헹구는 것도 부족하다. 소독을 위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표백제를 사용하면 변색이나 영구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임 교수는 “비누나 세정제로 닦기도 하는데, 입안에 들어가는 만큼 좋을 게 없다. 틀니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보관에도 신경을 쓴다. 류 교수는 “틀니를 실온에 두면 변형될 수 있다. 깨끗이 세정한 뒤 미지근한 물에 담그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정하지 않고 보관하거나 한번 쓴 물을 재사용하는 건 ‘세균 배양액’에 틀니를 넣는 것과 마찬가지다. 류 교수는 “6개월에 한 번은 치과를 찾아 구강과 틀니 상태를 점검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일러스트=강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