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지난 17일 공개한 애니메이션 ‘고슴도치의 가시창’에서다. 11분47초 길이의 이 애니메이션에서 고슴도치는 덩치는 작지만 가시를 이용해 숲 속 강자로 군림하는 포악한 호랑이를 물리치는 캐릭터다(사진 1~3 참조). 호랑이는 미국을, 고슴도치의 가시는 핵 실험을 상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1. [사진 우리민족끼리 캡처]
사진2. [사진 우리민족끼리 캡처]
사진3. [사진 우리민족끼리 캡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한 ‘자강력’이란 단어도 강조했다. “고슴도치 자강의 그 힘 누가 당하랴”며 “정의를 지키자면 강력한 자강력이 있어야 한다는 심오한 세상 이치가 만화영화에 담겨져 있다”거나 “약육강식 법칙이 지배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자기를 지킬 신통한 묘방이 담긴 만화영화”라는 자막이 함께 나오는 식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호랑이는 큰 덩치만 믿고 숲 속 동물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는 포악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다들 호랑이를 두려워하지만 고슴도치가 나서서 호랑이를 무찌른다. 덩치는 작지만 단단한 가시를 이용해 호랑이의 발바닥이나 코를 기습공격해 호랑이를 숲 밖으로 쫓아낸다.
결말 부분에 호랑이는 고슴도치에게 “한 번만 살려주십쇼”라고 존대를 하며 싹싹 비는 굴욕적 모습으로 등장한다. “뽀족뽀족(뾰족뾰족) 날이 선 고슴도치의 가시창에 호랑이는 혼이 쑥 빠져버리고 말았다네”는 자막이 나온 후, 애니메이션은 의기양양하게 웃는 고슴도치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사진4. [사진 우리민족끼리 캡처]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애니메이션에서 고슴도치라는 캐릭터는 작지만 강한 존재로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상징”이라며 “이번 ‘고슴도치의 가시창’은 핵실험을 통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더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 우리민족끼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