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 활성화, 나라장터가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2016.01.13 01:59

수정 2016.01.1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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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중앙중학교 김선옥(48·여)교사 등 교사 5명은 지난해 12월 18일 특수학급(장애아) 학생 10명을 인솔해 군산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하루 동안 군산시내 근대건축물 등을 둘러보고 금강하구의 철새도 관찰했다. 일제 강점기 때 쌀 수탈 기지였던 군산에는 당시 지은 근대 건축물이 많다.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제374호), 조선미곡창고 주식회사(장미공연장) 등이다. 김 교사가 이용한 여행상품은 조달청과 군산시가 만든 ‘군산역사문화탐방’이다. 군산시가 버스를 제공하고 문화유산해설사까지 보내 체험학습을 도왔다. 비용은 총 8만원(1인당 약 5000원)으로 싼 편이었다. 김 교사는 “이 정도의 인원이 하루 여행하려면 수 십만 원이 들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여행상품이라 안전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이용했다”고 말했다.

 조달청이 지난해부터 개발해온 여행상품이 지자체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3월 군산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자체 14곳과 협약을 맺고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서천 금강하구 생태학습▶태백 365세이프타운 체험▶순천만 생태관광 체험학습▶담양 생태·인문 기행▶영동 국악체험▶유유자적 하동여행▶부안 민족리더 및 나라사랑 인성교육▶산청 동의보감촌 관람 등이다. 또 북한산과 지리산 국립공원 생태체험 코스도 마련했다. 이들 상품은 조달청 인터넷 사이트(나라장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전국 초·중·고교와 관공서가 주요 이용 대상이다. 군산시 근대역사박물관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방문객은 74만5980명으로 2014년 같은 기간(37만1907명)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서천 생태탐방객도 지난해 1400명(5~10월)으로 전년도 680명에 비해 급증했다.

조달청, 지자체들 손잡고
여행상품 개발해 내놔
초·중·고 등 공공기관 대상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할 것”

 
 김상규(56·사진) 조달청장은 “적은 비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이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여행상품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까지 거의 중단되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됐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 활성화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지역을 집중 발굴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지자체와 협약을 맺기 전에 현지를 답사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고 했다.

 김 청장은 『논어』의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를 예로 들며 국내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청장은 “외국으로만 떠나지 말고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즐기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금수강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올해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