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 변화는 저성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계속 성장이 정체됐다. 글로벌 투자는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8.6%. 전년도(4.7%)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한자릿수다. 이재현(56) CJ그룹 회장이 2013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기 전인 2008~2012년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1%였다.
회장 부재 뒤 투자 줄어 성장 저조
물류·바이오 등 글로벌 M&A 계획
한 CJ그룹 임원은 “솔직히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 굵직한 투자 결정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고 나설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지난달 이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자 CJ는 막다른 곳에 몰렸다.
손경식(77)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 회장의 장기 부재로 인해 우리 그룹의 어려운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는 ‘그레이트(Great) CJ’로 가기 위한 중요한 해인만큼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이트 CJ’는 이 회장이 2010년 이병철 선대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 기업’이라는 청사진이다. 지난해 CJ의 매출은 29조1000억원에 그쳤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