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16차례 페스트균도 1번…미군, 한국 반입”

중앙일보

입력 2015.12.18 03:32

수정 2015.12.18 14:1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주한미군이 2009년부터 실험용 탄저균을 16차례 국내에 들여와 실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은 페스트균도 지난 4월 한 차례 반입했다. 주한미군의 생물학균 반입과 사용 실태를 조사해온 한·미 합동실무단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실무단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북한의 생물학 공격을 탐지·식별·분석하는 시스템인 ‘주피터(Joint USFK Portal Integrated Threat Recognition)’ 프로그램 운영을 전후해 지난해까지 탄저균을 15번 반입해 용산기지 내의 한 병원에서 실험했다”며 “올해도 탄저균과 페스트균 샘플을 각각 한 번씩 반입해 오산기지에서 실험을 한 뒤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주한미군사령부가 ‘올해 처음 탄저균 표본 실험훈련을 했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달랐다”며 “미군 측은 당시 해명은 ‘오산에선 처음이었다’는 뜻이었다고 재해명했다”고 전했다.

한·미 “죽은 균, 인체 해 없어”

 탄저균에 노출되면 호흡기와 피부 등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와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대부분 사망한다. 페스트는 급성 열성 전염병인 흑사병의 병원체다. 하지만 실무단 장경수 한국 측 단장은 “반입 시 미군은 포장 용기 내에 사균(死菌)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를 동봉했다”면서 “인체에 해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 제도상 주한미군이 사균화된 샘플의 반입을 통보할 의무는 없어 국내 반입과정에서 검사는 생략됐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한·미는 앞으로 주한미군이 생물학균을 국내로 반입할 때 용도와 양 등을 사전에 통보하는 내용의 합의권고안을 마련해 이날 열린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서 서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