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소방관 아저씨가 그린 연탄꽃 이야기’를 주제로 시작된 전시회에는 박 소방위가 틈틈이 그린 작품 70여 점이 출품됐다. 작품의 소재는 주로 연탄이며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A4 용지 절반 크기의 종이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색깔이 있는 수성펜으로 작품을 마무리했다. 갤러리에 내건 그림 옆에는 작품과 관련해 직접 쓴 시도 곁들여 놓았다.
박래균 전남 화순소방서 소방위
펜화 70여 점 … 수익금 전액 기부
취미 삼아 시와 그림 작업을 해오던 박 소방위는 “작품의 뜻에 맞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누군가를 돕는 자선 전시회를 열어 보자”는 범현이(54·여) 관장의 권유로 전시회를 열게 됐다. 범 관장은 최근 광주 남부대 갤러리와 산수동 갤러리 카페에서 열린 박 소방위의 초대전을 보고 갤러리를 무료로 빌려줬다.
박 소방위는 이번 전시회에서 작품 복사본을 판매해 얻는 수익금 전액을 광주 서부소방서 노석훈(39) 소방장 가족을 위해 쓰기로 했다. 노 소방장을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근무 중 사고를 당한 동료를 돕는 게 전시회 취지에 가장 맞다고 판단해서다.
노 소방장은 지난 8월 전봇대 벌집을 제거하던 중 감전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뒤 치료비와 생활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소방위는 “ 추운 겨울철 연탄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 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