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과거 외고가 ‘독점’했던 우수 학생 중 일부가 자사고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특히 의대·공대 진학을 원하는 자연계 지망 학생들이 외고 대신 자사고를 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부터 외고에선 의대·공대 지망자를 위한 이과반 운영이 금지됐다. “설립 목적(외국어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육 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최근 5년 서울지역 수능 성적 분석
자사고, 국영수 2등급 내 8% → 20%
외고, 78% → 48% “우수학생 이탈 탓”
자사고에선 이공계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 과정, 동아리도 활발하다. 휘문고는 이과반 1학년은 지구과학·화학, 2학년은 생물·물리1·물리2를 필수로 배운다. 신동원 휘문고 교감은 “물리·화학 등 학습동아리, 오케스트라 같은 ‘문예체’ 동아리 등 50여 개가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자사고가 모두 학생·학부모의 호응을 얻고 있는 건 아니다. 서울의 경우 정원 미달 자사고가 매년 신입생 모집 때마다 7~8곳씩 나왔다.
자사고로 지정됐던 동양고와 용문고는 각각 2012년, 2013년 일반고로 전환됐고 미림여고와 우신고는 올해 일반고 전환이 결정됐다. 한 자사고 교장은 “재단의 재정 지원, 교육 과정 개선이 뒷받침되지 못한 자사고는 ‘정원 미달→재정 압박→교육 부실’의 악순환에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