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분단 이래 한 번도 얼굴을 맞댄 적이 없었던 양측 최고 지도자의 만남 자체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회담이 성공리에 끝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란 때 이른 예상도 나온다.
70년 지난 오늘 시진핑·마잉주 싱가포르 회담 … 리콴유, 90년대 양안 중재 인연
예영준 특파원 현지 르포
인구 75% 화교 “우리는 친척”
“양안 통일 기틀 마련했으면”
화교가 75%인 싱가포르 국민들은 역사적 양안 정상회담이 자국에서 열리는 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샹그릴라 호텔의 직원은 “이왕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하는 이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통일을 위한 기틀이 됐으면 하는 게 화교로서의 솔직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일간지 연합조보는 “싱가포르는 양안 정상회담을 열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라고 보도했다. 역사·혈연적 인연으로 중국과 대만을 모두 ‘친척 국가’로 보고 있는 국민 정서에다 실제로 양안 관계 개선을 중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삼엄한 양안 대치가 계속되던 90년대 초반 중재자로 나섰다. 그 결과 중국과 대만은 각각 반관반민의 기구로 ‘해협양안관계협회’와 ‘해협교류기금회’를 창설한 뒤 사상 첫 공식 회담을 열고 상호 비자 발급과 우편물 왕래에 합의했다. 이때의 회담 장소 역시 싱가포르였다.
양룽원(楊榮文) 전 싱가포르 외교부장은 “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마오쩌둥(毛澤東)과 장제스(蔣介石)의 회담이 결렬돼 중국은 내전과 분단으로 치달은 아픈 역사가 있다”며 “7일의 첫 양안 정상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싹튼 양안 교류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