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식 “국사가 국민에게 가까이 갈 계기”

중앙일보

입력 2015.11.05 02:37

수정 2015.11.05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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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4일 역사 교과서 집필 방향 등에 대한 향후 일정을 밝혔다. [박종근 기자]

새 국정 역사 교과서의 대표집필자로 공개된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고대사를 전공한 역사학계 원로다. 지난달 15일 정부 측에 국정화 찬성 의견을 전달한 사학자 중 한 명이다. 이 때문에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원로 중 한 명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다. 그런 그가 4일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브리핑장에 나타났다. 신 명예교수는 기자들이 역사 교과서 집필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교과서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보다 명확하고 정확하게 사실에 입각한 내용으로 우리 국사가 국민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고대사 전공 교수(최몽룡 상고사, 신형식 고대사)가 이처럼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고대사가 현대사에 비해 논란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 명예교수는 “고대사에선 고조선과 관련된 부분과 통일신라 시대를 후기 신라라고 불러야 하는지 정도가 쟁점이라면 쟁점이다. 현대사가 문제이지 고대사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욱 전 서강대 총장도 “아무래도 이 시대(고대사)가 학계에서 큰 논란이 없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최몽룡 상고사, 신형식은 고대사
논란 작은 시대 전문가 2명만 공개

 학계에선 신 명예교수가 집필에 참여한 데는 역시 고대사 전공자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의 인연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두 사람은 1990년 발행된 5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 연구진으로 참여한 바 있고 94년 ‘서울백제수도유적보존회’를 함께 결성해 풍납토성 보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신 명예교수는 “이설(異說)이 있는 경우는 보완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근·현대사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국정 참여와 관련한 부담감에 대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94~2003년 국사편찬위원으로 활동했다. 97년 한국고대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엔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그의 저서로는 『삼국사기 연구』 『신라통사』 『한국 고대사의 새로운 이해』 등이 있다.

글=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