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살해한 뒤 뤼순 감옥에 갇혔다가 이듬해 사형당한 안중근 의사가 직접 작사·작곡한 ‘옥중가(오른쪽 악보)’의 일부다.
4년간 중국·일본 오가며 자료 모아
연내 『항일음악 350곡』 펴내기로
이중엔 불교계 학교에서 독립 의지를 다지고자 부른 학도가 중 가장 처음 나온 ‘학도권면가’를 비롯해 부자(父子) 작곡가 이두산·정호가 만든 노래도 들어 있다고 한다. 노 교수는 기존에 발표된 250곡에다 새로 찾은 100여곡을 보태 연말에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항일음악 350곡』이란 항일 노래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동학혁명 시기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을 때까지 항일 노래를 연대별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우리의 항일 노래들은 1910년 이전에는 미국 찬송가, 1910년대에는 일본 창가와 군가의 영향을 받았고 1920년대부터 독창적인 곡들이 창작됐다”며 “항일노래는 근대 음악사의 중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까지는 이념적인 이유 등으로 신흥무관학교 군가 같은 독립군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독립가요’가 주로 소개됐다”며 “이제부터라도 정파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민족 전체의 관점에서 항일 음악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총독부가 금지가요로 지정하면서 잊혀지거나 사장된 작품들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친일파들이 만든 노래와 일본 군가 등을 엮은 친일가요집 발간도 계획중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음악학학회장·중앙대 국악대학장을 지낸 그는 ‘음악기학’ 등 400여 편의 국악 관련 논문과 ‘한국근대음악사’ 등 30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