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교체 인사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금 전문가에서 의사 출신의 보건 전문가로, 고용복지수석은 관료 출신의 복지행정 전문가에서 조세·복지 전문가로 바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묻는 인사”라며 “조기에 인사를 마무리해 국정운영에 매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우디 수출된 의료시스템 개발
병원 측 “대통령 순방 때 큰 관심”
청와대 “연말까지 추가 개각 없어”
복지수석엔 김현숙 새누리 의원
공무원연금 이어 노동 개혁 임무
정 후보자는 특히 정보기술(IT)을 병원 경영에 접목하는 데 큰 관심을 보여왔다. 병원장으로 재직할 때 환자 의무기록과 간호·약제·행정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였다. 그는 당시 “환자가 병원에 와서 남긴 모든 기록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야 진단도, 치료도 빠르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 결실로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어린이전문병원 등에 의료정보시스템 ‘베스트케어’를 수출했다. 병원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중동 순방 당시 사우디 보건부와 현지 병원에서 베스트케어에 대해 설명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인 한 의사는 “박 대통령의 주치의인 서창석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박 대통령에게 정 후보자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98년 주양자 전 장관 이후 17년 만에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이 나오게 된다. 복지부 일각에선 “올 하반기 핵심 현안인 국민연금 개혁을 의사 출신 장관이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김현숙 의원을 고용복지수석에 발탁하면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뜻도 강하게 드러냈다.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2013년 기초연금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는 데 기여했고,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과시키는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에 다시 노동 개혁이란 난제를 맡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 등을 지내 박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도 가까운 사이다.
글=신용호·이에스더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서울
▶서울고, 서울대 의대 정형외과 박사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과장, 진료부원장, 병원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충북 청주 ▶청주 일신여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새누리당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