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2세인 장씨는 뉴욕 컬렉션에 진출한 국내 디자이너 중 최연소 참가자다. 이미 서른 살이던 2013년, 서울 패션위크에 최연소 디자이너로 참가하면서 국내 패션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뉴욕 컬렉션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컨셉 코리아’를 통해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최연소로 뉴욕 컬렉션 진출 장형철
“고3 때부터 요리학원을 다녔다. 식품조리학과에 진학해 한식·양식부터 제과·제빵까지 섭렵했다. 군대에서 인생이 바뀌었다. 군생활 중 유일한 낙이 패션 잡지를 보는 것이었다. 매월 나오는 잡지를 빠짐없이 챙겨보며 요리할 때보다 더 큰 흥미를 느꼈다.”
옷에 관심이 많다 보니 휴가 나갈 때마다 “옷 좀 골라 달라”며 찾는 고참들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데 재미를 느낀 그는 제대 후 서울패션전문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고태용 디자이너 밑에서 4년간 몸으로 부딪히며 일을 배웠고 2011년 자신의 브랜드를 내놓았다. ‘과연 성공할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옷을 만들자’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첫 달 매출은 1300만원. 직원 한 명 없이 혼자 이룬 성과였다. 장씨는 “처음 잡지를 보며 독학할 때나 혼자 옷을 팔 때에도 포기하고 싶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성공적으로 뉴욕 컬렉션을 마무리한 그는 내년까지 서울·뉴욕 등에서 4번의 쇼를 더 열 계획이다. 그는 “K패션이 아시아는 물론 미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실용적이면서 디자이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남성복으로 전세계에 K패션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