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본지가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함께 올해 상반기 펀드 실적을 분석해보니 주식형 펀드(ETF 제외) 수익률 1, 2위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1(주식)종류F)와 동부바이오헬스케어(1[주식]ClassA)로 수익률이 각각 66.25%, 58.78%에 달했다. 요즘 초저금리 현상으로 1년치 정기예금 금리가 1.3~1.7% 정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정기예금(6개월로 환산하면 0.65~0.85%)의 100배에 달한 셈이다.
2015년 상반기 펀드 평가
주식형 수익률 상위 10위 내
중소형주 펀드 사실상 9개
운용사 8곳, 자산 1조원 미만
작음은 상반기 내내 울려 퍼졌다. 그동안엔 큰 게 강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주가 이끌면 중소형주가 따라가는 흐름이 반복됐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역전됐다. 대형주가 포진해 있는 코스피지수는 상반기에 8.28% 올랐지만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지수는 36.71%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 펀드(전체 수익률 9.38%)에서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25.89%로 일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12.1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헬스케어 펀드가 주로 중소형주에 투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위 가운데 9개(2개는 헬스케어 펀드)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작음의 울림이 컸다. 또 수익률 상위 10위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사(순자산 300억원 이상) 가운데 8개 사가 자산 1조원 미만 회사였다. 수익률 37.37%로 1위에 오른 현대인베스트먼트는 자산 규모(1일 기준)가 3102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중국의 독무대였다. 해외 펀드 중 수익률(ETF 제외) 상위 10위 가운데 10개가 모두 중국 펀드였다. 1위인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는 수익률이 61.77%에 달했다. 이렇게 중국 펀드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올 상반기 중국 상하이A지수가 32.17%, 상하이B지수가 48.52%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중국 펀드의 비중은 2008년 34%에서 올해는 37%로 커졌다”며 “브릭스 펀드 등 중국 투자 비중이 높은 유형의 펀드까지 고려하면 중국 펀드의 실질적 비중은 5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렇게 중국 펀드 비중이 높은 이유로 ‘Home Bias(자국 투자 중시 경향)’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는 투자할 곳을 정할 때 자국과 가까운 곳이나 친숙한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증시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12일 5166.35로 최고점에 오른 뒤 3일에는 3686.92까지 떨어져 29%나 급락했다. 이에 대해 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은 “증시 급락의 원인은 중국 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적 수급 악화로 인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증시가 2008년과 같은 급락을 보일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변동성 국면이 지난 뒤 3분기 중국 증시에서는 완만한 반등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오르자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올 들어 1~5월 연속 자금이 유출됐던 국내 주식형 펀드에 6월에는 무려 1조468억원이 순유입됐다. 그동안 투자자는 수익률이 오르면 환매를 통해 원금을 회복하려 해 증시 상승세가 꺾이는 일이 잦았다. 전철규 제로인 마케팅실 이사는 “그동안 지수가 오르면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하락하면 유입됐다”며 “수익률이 높은데도 최근 중소형주 펀드에 자금이 크게 유입(상반기 7918억원)되고 있어 중소형 주식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