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샷싱킹이 구글[x]같은 특정 팀이 아니라 구글의 모든 조직에서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고민하는 이가 있다. 21일 한국을 찾은 구글의 프레드릭 G 페르트(사진)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이다. 페르트 총괄은 자신을 ‘구글의 혁신 촉매제’라고 소개했다. 사람은 누구나 창의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문제는 이를 찍어누르는 환경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페르트는 “그런 제약을 없애주면 조직에 마법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페르트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사람은 누구나 창의성 갖고 태어나
이를 찍어 누르는 주변 환경이 문제
직원들에 말하게 하고 권한 줘야
그는 이런 혁신이 가능한 비결을 자유로운 조직문화로 꼽았다. “누구든지 문제를 말하게 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있게 권한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어떻게 매번 성공만 하겠냐”며 “실패할 때가 더 많지만, 구글에선 ‘위험을 감수하고 한 일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빠른 속도로 기술·제품·서비스로 현실화할 수 있게 해주는 물리적 환경도 필요하다. 그가 차고에서 시작한 구글의 창업정신을 잇기 위해 사내에 혁신공간 ‘더 거라지(The Garage·차고)’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혁신의 아이콘’ 구글도 위기가 있었다. 그가 2009년 구글에 합류한 계기다. 당시 구글은 직원수도, 매출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면서 조직이 급속도로 커졌다. 조직은 점점 관료주의에 빠져 서류절차가 복잡해졌다. 그는 “조직 내에선 ‘구글에서 일하기 참 힘들다’는 말까지 나왔다”면서 “위기를 느낀 당시 재무책임자가 ‘관료주의 타파’를 선언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자 조직이 유연하고 빨라졌다”고 말했다.
페르트는 이번 방한 기간동안 대기업 3곳에서 문샷씽킹이 가능한 조직문화에 대해 강의한다. 혁신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서다. 그는 “인턴부터 임원까지 모두가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직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시도를 한다”며 “리더가 뒷짐지고 서서 이런저런 것 때문에 안되는 구실을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 전도사를 자처하는 만큼 그 자신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다. 한번 가 본 레스토랑이나 호텔엔 다시 안가고, 안가본 길을 찾아가고, 주차도 매번 새로운 곳에 한다.
“같은 일을 반복해도 괜찮은 삶에 혁신은 없다.” 그가 화두처럼 던진 말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