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마 회장은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리아페이’ 구상을 밝혔다. 마 회장은 “알리페이는 우리만 독점할 기술이 아니다”며 “한국 내 파트너사를 찾아 알리페이를 현지화하고 운영·관리·발전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해외에서 간편결제 사업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한 중 한국인 위한 간편결제 제의
“한국 파트너 찾아 알리페이 현지화”
11년간 축적한 기술·정보 공유 나서
IT 대신 데이터 기반 금융업 의지도
간담회에 동석한 사브리나 펑 알리페이 대표는 “지난 11년간 축적한 빅데이터·클라우드컴퓨팅·금융분야 기술과 정보를 한국과 공유하려고 한다”며 “한국 파트너사는 우리가 11년간 이룬 것보다 더 빠른 시일 안에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페이는 매년 수백억 건에 달하는 거래를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기술과 엄청난 거래 데이터(빅데이터)가 핵심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홍콩에서 MMF(머니마켓펀드) 상품 ‘위어바오’를 내놨고, 지난해엔 은행업도 시작했다.
마 회장도 이날 금융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사실 금융분야는 인터넷 하나로 천지개벽이 일어날 산업”이라며 “앞으로는 정보기술(IT)보다 ‘데이터 기술’(DT)을 기반으로 한 금융업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의료건강·환경보호 기술 등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 회장은 “한국에서 직접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중국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는 한국기업들을 위해 지불결제, 물류, (전자상거래업에 대한) 체계적 교육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애플과 다방면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그는 “두 회사 모두 지불결제 외에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첫단추(애플페이)를 잘 끼우겠다”고 말했다. 삼성에 대해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두 번 만났고 모바일사업 관련 전략적 사고를 배울 수 있었다”며 “이미 일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한국 IT 기업들과 협력 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한국 IT기업이 알리바바에 어떤 기회를 줄 수 있는지를 거꾸로 되묻고 싶다”며 “제가 기업을 보는 기준에는 국경은 의미없다”고 답했다.
앞서 마 회장은 최근 알리바바 그룹 CEO를 ‘치링허우(70년대생)’ 다니엘 장(43)으로 교체하면서 “올해 중국 내에선 단 한명도 새로 채용하지 않겠다”며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