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가 먹고 잠자는 곳에서 자기 계발과 미래 설계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동아리 활동이나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기숙사 공간을 좀더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자기 계발, 미래 설계 위한 공간으로
순천향대엔 토털 멘토링 시스템
선문대는 외부 전문가 초청 강좌도
대학은 지난 3월 새로 개관한 기숙사에 무용실·음악실·운동실·창작실 등 각종 동아리 활동 공간과 세미나실·상담실 등을 갖췄다. 순천향대 신입생 2553명 중 74%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서교일 순천향대 총장은 “강의실은 물론 교내 여러 공간에서 학생들이 교양과 전문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처럼 기숙사를 꾸몄다”고 말했다.
선문대도 기숙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400여 명이 생활하는 기숙사 ‘성화학숙’은 지난달부터 정부나 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외교부와 관세청·한국산업단지 공단 고위관계자들을 초청해 정부 정책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전문의에게 건강관리 관련 강좌를 듣기도 한다.
천안시 한국기술교육대 기숙사에는 북카페인 ‘방하착(放下着)’이 있다. 방하착은 ‘마음을 내려 놓는다’는 뜻이다. 북카페에서는 독서 토론과 영화 상영, 문화 공연, 문화작품 전시회들이 수시로 열린다. 예술 치료와 심리 상담을 하는 ‘마음 디딤 상담실’도 있다. 상담실에서는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이 또래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한다. 하준홍 한국기술교육대 생활관장은 “기숙사 북카페 등의 공간이 전교생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기숙사에서 원어민 강사와의 멘토링 수업과 토익 강좌, 체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대전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기숙사에서 독서 인증제, 시사토론, 토익 캠프 등 23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