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장은 국내 핀테크, 특히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환경에 대한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알리페이로 대표되는 외국계 간편결제 시스템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동안 제대로 된 대항마를 개발하지 못한 현실이 그의 우려 대상이었다.
금융위 지원센터 구축, 규제 완화
은행들도 핀테크 기업 전폭 지원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한국 정부와 금융권은 최근 들어 핀테크 육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천송이 코트’ 인터넷 구매 논란과 이로 인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를 계기로 핀테크 육성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 직접적 계기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의 접점 역할을 맡게 될 ‘핀테크 지원센터’를 만들어 양측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설립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은행들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7개 은행이 핀테크 전담 조직을 만들어 핀테크 벤처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의 핀테크 발전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3~4년 뒤져 있다”며 “해외 업체로의 종속을 방지하려면 빨리 규제를 완화해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에 탑재돼 7월 선보일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삼성페이’가 국내 핀테크 시장 성장의 중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