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관리는 발전소 새로 세우는 일과 같지요"

중앙일보

입력 2015.04.21 00:02

수정 2015.04.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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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세계 29개국의 지사에서 사용하는 전기·수도와 같은 에너지 사용량을 통합·관리한다. 요금제가 국가별로 다른 만큼 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간대 등 사용패턴과 각 공장 간의 비교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요금 절감 방안을 찾는다.

 #2. 국내 건축자재업체 A사는 지난해 전기를 아껴 되파는 수요자원 거래시장 ‘네가와트’에 참여했다. ‘네거티브(negative)’와 ‘메가와트(megawatt)’의 합성어로 한국전력거래소를 통해 여름·겨울철 전기 소비가 많을 때 발전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기 소비 자체를 낮춰 발전량에 맞춘다. 발전사의 발전단가보다 전력 중개업체(수요관리사업자)가 써낸 단가가 낮으면 낙찰된다. A사는 지난해 정산금으로 12억원을 받았다.

에너지 관리 ‘에너낙’ 브루스터 사장
별도 SW로 에너지 통합·관리
GM 수 년간 240억 비용 절감

 이 두 회사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관리 전문업체 ‘에너낙(EnerNOC)’을 이용했다.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분석, 수요자원시장 참여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에너지 신산업이 주업이다. 17일 한국을 찾은 이 회사 데이비드 브루스터(44·사진) 사장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잘 쓰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요자원 시장에 참여하면 돈을 벌 수 있다”며 “기업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를 아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낯설다.

 “전력 수요를 관리하는 것은 공해를 줄이면서 발전소를 새로 세우는 것과 같다. 참여 기업들은 정산금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나아가 에너지를 별도 프로그램(EIS)으로 관리한다면 전기·수도 비용을 전체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얼마나 효과가 있나.

 “제너럴 모터스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금까지 2200만 달러(약 240억원) 가량의 비용을 아꼈다. 건물별로 크기도 조건도 다르지만 통상 잘 관리됐을 때와 비교하면 20~30% 정도 차이가 난다. 수요자원시장 참여를 포함해 2001년 에너낙이 생긴 이래 지난해 말까지 고객들이 1조1000억원(누적)의 비용을 아꼈다.”

 - 한국은 지난에 네가와트 시장이 개설됐는데.

 “첫해에 수요자원 등록 용량이 1.5GW(전체 발전 대비 1.7%)를 달성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전력거래소에서 수요반응 사업자에게 정산해주는 용량요금을 다른나라처럼 발전소 수준으로 맞춰준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