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인 후프 종목에선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다니엘 아드니의 클래식 연주곡 ‘코니시 랩소디’에 맞춰 우아하고 완벽한 연기를 뽐냈다. 볼 종목은 스페인 가수 라파엘의 팝 ‘소모스’에 맞춰 성숙한 모습을 강조했지만 실수가 한 차례 나왔다. 볼을 높이 던져 받는 동작에서 볼을 떨어뜨려 감점이 됐다. 그래도 자연스럽게 다음 연기로 넘어가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발레곡 아돌프 아담의 ‘르 코르세르’를 배경음악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리본 연기에서는 주특기인 한 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도는 푸에테 피벗을 흔들림없이 소화했다. 곤봉 연기에서는 델라댑의 신나는 재즈·포크곡 ‘치가니’에 맞춰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진화한 난도들을 실수없이 해냈다.
리스본 월드컵 개인종합 4위
세계대회서 두 종목 18점대는 처음
볼에서 한 차례 실수 아쉬운 감점
손연재는 마르가리타 마문(2위)·야나 쿠드랍체바(3위)와 떠오르는 러시아 신예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7·1위)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개인종합 메달은 놓쳤다. 하지만 이제 꿈의 점수도 받을 수 있는 실력임을 증명했다.
올 시즌 다소 바뀐 규정에 맞춰 잘 짠 프로그램이 도움이 됐다. 리듬체조 채점은 각각 10점 만점인 난도와 실시 점수로 나뉘는데 난도 점수가 관대해졌다. 수구를 활용하는 동작의 기술 배점이 0.2점에서 0.3점으로 올랐다. 또 회전 연기 때 중심축 다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회전하는 도중 미끄러지면 난도를 0점 처리했던 것과는 달리 난도 점수는 그대로 주고 실시 점수에서 감점 처리를 했다. 덕분에 손연재는 푸에테 피벗을 무난하게 구사하면 일정 점수를 챙기게 됐다.
리듬체조 경기력향상위원회 서혜정 부위원장은 “난도 점수 상승 효과도 있지만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후프 동메달과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실력이 늘었다. 잔실수를 더 줄이면 꾸준히 18점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