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걸린 아이, 우유 줄이고 섬유질 늘려야

중앙일보

입력 2015.03.02 00:04

수정 2015.03.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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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막 직장에 복직한 다섯 살, 세 살(14개월) 딸아이를 둔 직장맘입니다. 첫째 딸이 변비가 심해 걱정이었는데 둘째도 비슷해 고민입니다. 변을 누기가 힘들어 배가 부어오르고 얼굴이 새빨개져 우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관장을 한 적도 많습니다. 유산균을 먹여도 듣지 않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배지영 기자
A. 변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적은 식사량입니다. 분유를 많이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세요. 이유식을 시작해야 할 시기에 우유로만 열량을 보충하는 아이에게 변비가 잘 생깁니다. 이유식을 매끼니 다른 걸로 맛있게 요리해 식사량을 늘려가면 우유량이 줄고 변량이 많아집니다.

워킹맘 배지영 기자의 우리 아이 건강다이어리

간식을 많이 먹는 것도 원인입니다. 조금씩 자주 먹으면 충분한 변이 만들어지지 않아 항문쪽으로 밀고 나갈 수 없습니다. 세끼 한번 식사시 많은 양을 먹어야 합니다.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흔히 생후 4개월부터 사과주스를 먹이는데, 녹즙기로 짠 즙만 있는 주스는 변비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단, 사과를 생으로 갈아 줄 경우 섬유소가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에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바나나는 칼로리가 높아 다른 식품의 섭취량이 줄기 때문에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외 통밀이 아닌 국수·식빵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섬유소가 많이 든 고구마·브로콜리·시금치로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면 좋습니다. 특히 브로콜리는 변비로 인한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단,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때는 그만큼 물을 더 먹여야 합니다(아이 몸무게 ㎏당 60mL). 수분이 부족하면 식이섬유가 물을 머금지 못해 그대로 딱딱해져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킵니다. 따뜻한 손으로 배를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문질러 주고 뭉친 부분을 풀어주면 장 운동도 활발해집니다.

만약 3~4일 변을 보지 못하고 항문 주위를 자극하는 데도(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봄) 아이가 힘들어 하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막힌 변을 무르게 하는 약을 넣은 뒤 손가락을 넣어 변을 빼냅니다. 항문 주위가 찢어지면 통증 때문에 변을 더 보지 않으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관장하는 게 좋습니다. 유산균은 2~3개월 정도만 먹입니다. 장복시 스스로 유산균을 만드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방법을 써도 변비가 개선되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선천적 장 이상증(거대결장증), 갑상샘기능저하증인 경우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배지영 기자


도움말=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승 교수, GF소아청소년과 손용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