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충 상담 나선 권영진 대구시장

중앙일보

입력 2015.01.30 00:48

수정 2015.01.30 01:1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이 기업인들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산업용 섬유 제조업체인 ㈜한국이엔티 김상운(56) 대표는 요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다이텍연구원 등과 신제품을 개발할 기회를 잡아서다. 그가 만들려는 것은 ‘방사능 차폐 백(bag)’.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담아 처리할 수 있는 포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 했지만 기술력이 부족해 진전이 없었다.

 고민을 덜어준 것은 기업애로해결박람회였다. 그와 상담한 연구기관들이 공동연구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 대표는 “차폐 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방사선을 제대로 차단하면서 무거운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며 “지역에 원전이 많고 섬유업이 발달한 만큼 이를 만들면 수출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기업애로해결박람회서
정책 문제 듣고 원스톱 해결
“미결 문제 계속 협의하겠다”

 대구 엑스코에서 27, 28일 열린 기업애로해결박람회가 기업인의 고민 해소에 한몫했다. 기업체 관계자와 이들의 고충을 상담할 수 있는 기관·단체가 한자리에서 만난 행사로 대구시가 전국 처음으로 마련했다.

 행사장에선 1000여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금융 지원 분야가 26%로 가장 많았다. 판로 개척, 공장용지 확보, 인력 관리 등 노사관계가 뒤를 이었다. 연구개발(R&D) 지원이나 산학협력을 원하는 기업은 전문 연구기관이나 대학의 관련 연구소와 연결시켰다. 인력관리나 세무·회계 관련 분야는 노무사·세무사·회계사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렌즈 클리너를 만드는 ㈜CMA글로벌 김영선(41) 대표는 “수출시장 개척에서 자금 지원 정책까지 한 곳에서 궁금한 모든 분야를 파악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박인규 대구은행장 등도 상담 부스에 앉았다. 실무진이 판단할 수 없는 정책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다. 권 시장은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 때 금형·주조 등 뿌리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해 달라는 대구금형조합 김현수 이사장의 요청에 “그렇게 하겠다”고 즉석에서 약속했다. 성서산업단지에 근로자 공용 기숙사를 건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박람회에는 62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한국기계연구원·한국로봇산업진흥원·한국무역협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대구지방변호사회·대구신용보증재단 등 기업 지원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서울·부산 등 타 지역 기업 관계자 2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2000여 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권 시장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기적으로 박람회를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