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는 무한한 청정 에너지인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하지만 현재 쓰이는 대부분의 태양전지는 고순도의 실리콘을 사용해 광전(光電)변환효율은 높지만(약 20%)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값이 비싼 게 단점이다. 이에 값싼 무ㆍ유기물을 섞어 같은 효율을 내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천연 광물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CaTiO3)와 같은 결정구조를 갖는 무ㆍ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전지는 제조방법이 간단하고 값이 싼 반면 효율이 실리콘 전지에 크게 못 미치는 한계를 보였다.
석상일 박사팀은 포름아미디늄ㆍ메틸암모늄(유기물)과 납ㆍ할로겐화물(무기물)을 결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저가의 화학소재를 코팅하는 방법으로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지는 자체 측정 효율 18.4%,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REL) 공인 효율 17.9%를 기록했다.그간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지난해 9월에 투고한 것”이라며 “투고 후 기술개발을 계속해 RNEL 효율 차트에서 가장 높은 20.1%로 공식 등재됐다”고 밝혔다.
석 박사는 “전지를 대면적 연속공정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용화에 성공하면 기존 실리콘 전지의 약 1/3 가격의 태양전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석 박사팀은 2013년 무ㆍ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플랫폼 구조 기술, 지난해 같은 전지의 박막제조 용액 기술을 개발해 각각 ‘네이처 포토닉스’ ‘네이처 머티리얼스’ 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는 두 기술을 결합해 거둔 연구성과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