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은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 경찰야구단 소속이었던 2년(2012~13)을 제외하고 5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데다 희소성이 큰 왼손 선발투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원 소속팀 롯데를 비롯해 여러 팀이 쟁탈전을 벌인 끝에 두산이 장원준을 4년 총액 84억원에 잡았다. 투수로는 역대 최고액이었고, SK 내야수 최정(28·4년 86억원)에 이어 전체 2위였다.
'84억' 장원준 두산 입단식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의 합류로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을 찾게 됐다. 장원준이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잘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내가 몇 승을 올리는 것보다 팀의 우승이 더 중요하다. 올 시즌 경기수(126→144)가 늘어났으니 170이닝 정도는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롯데의 제의를 뿌리치고 두산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롯데는 우선협상기간 장원준에게 4년 총액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인센티브 8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이를 거부했다. 두산이 장원준에게 보장한 금액(80억원)은 같았지만 인센티브(4억원)는 롯데보다 적었다. 그런데도 장원준이 롯데를 떠나자 4년이 아닌 6년 계약이고, 액수도 발표된 것보다 많다는 얘기도 나왔다. 장원준은 “돈 액수를 떠나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장원준은 입단 동기인 롯데 포수 강민호(30)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장원준은 “민호가 ‘내게 직구만 던지라’고 하더라. 나도 ‘내 공을 받아쳐 홈런을 치면 다음 타석에선 몸 맞는 공을 던지겠다’고 응수했다. 그런데 민호에게 홈런은 맞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장원준은 10승 9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이유에 대해 그는 “군에서 2년을 보내고 1군 리그에 돌아오니 적응이 힘들었다. 올해는 겨울동안 체력훈련을 많이 할 것이다. 체력에 문제가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