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열었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선수들을 지켜본 7개 구단 중 안드레스 비예나와 재계약한 KB손해보험을 뺀 6개 구단이 외국인선수를 선택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40명이 참가했다. 신규 초청 선수 36명과 직전 시즌에 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아르템 수쉬코, 막심 지갈로프까지 40명의 선수가 선택을 기다렸다.
3.57%의 확률을 뚫고 행운의 1순위를 얻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가 재계약하지 않은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를 지명했다. 요스바니는 2020~2021시즌 비예나의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으면서 통합 4연패의 시작을 도왔다. 지난 시즌엔 삼성화재에서 뛰며 득점 1위에 올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그 구슬을 모셔다 놓고 싶다"고 웃으며 "오늘은 우리의 날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 순번에 따른 생각을 많이 했다. 요스바니와 우리가 인연이 있기 때문에 데려온 것만으로도 좋다. 요스바니도 우리 팀을 알고, 우리도 잘 알기 때문에 좋다"고 했다.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이끌어 대한항공의 정규시즌 1위를 돕기도 했다. 시즌을 마친 뒤엔 대한항공 선수단이 요스바니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새로운 역사를 긋는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도움을 줬다. 그 운이 극대화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블랑 감독 대신 먼저 입국해 V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스토르티 코치는 "많은 경기를 현장에서 보려고 노력했다. 스피드건으로 서브 스피드도 체크했다. 레오의 서브가 인상적이었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 팀이 승리할 때마다 행복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스토르티 코치는 "선수들에게 뭔가 전달할 때마다 적응하려는 게 느껴져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4순위 한국전력은 새로 신청한 선수 중 가장 고평가를 받은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24·쿠바·2m1㎝)를 선택했다. 에스트라다는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가 모두 가능하다. 역동적인 점프와 타점 높은 공격을 자랑하는 루이스는 공격에서 특출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영민 감독은 "레오나 요스바니도 좋은데, 루이스도 좋다. 열심히 하고 좋은 선수라 적응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공격적으로는 좋은 것 같다. 서재덕이 아웃사이드 히터, 에스트라다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보내는 걸 생각하고 있다. 세터 나카노 야마토가 (비교적 빠른)7월 1일에 합류하기 때문에 맞출 시간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이란 대표팀 지휘로 불참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대신 김재헌 수석코치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코치는 아포짓 스파이커 마이클 아히(25·네덜란드·1m96㎝)를 골랐다. 2m는 넘지 않지만, 탄력 있는 점프와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아웃사이드 히터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테스트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파에스 감독은 "좋은 뉴스"라고 반겼다.
김재헌 코치는 "후순위지만, 원픽으로 생각했던 선수였다. 경기력 측면만 보면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배구에는 경기력, 인성, 동료들과 소통하는 모습 등이 중요한데 우리카드에 잘 융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스바니와 레오에 대한 검토도 했고, 장단점에 대해 설명드렸다. 그럼에도 우리카드에 맞는 선수로는 아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쿼터에서 이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를 지명했다.
김상우 감독은 "마테이가 서브도 효율이 좋고, 공격 효율도 좋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쿼터에서 2m5㎝ 아포짓 스파이커 알리 파즐리(27)를 뽑은 삼성화재는 마테이가 서브 리시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선수는 다가오는 시즌 연봉 40만달러(약 5억원), 재계약 선수는 55만달러(약 7억원)를 받게 된다. 막심, 아르템은 재취업에 실패했으며, V리그를 경험했던 카일 러셀, 로날드 히메네즈, 토마스 에드가도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