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프로파일러 2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가량 최씨와 면담 형식의 조사를 벌였다. 프로파일러가 참관해 최씨 심리 상태와 진술 분석 등이 이뤄졌다.
다만 최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동의를 안 해서 진행을 안 한 것은 아니고, 자료 분석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여러 정보를 분석해 사이코패스 등 검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수치화하는 검사다. 만점은 40점으로 국내에서는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검사는 대상자 동의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의 15층 높이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씨(25)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오후 5시 20분쯤 “옥상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최씨를 구조해 인근 파출소로 데려갔다. 최씨는 처음엔 경찰 질문에 침묵하다가 부모와 통화한 뒤 “평소에 복용하던 약 등 소지품을 옥상에 두고 왔다”고 입을 열었다고 한다.
경찰은 다시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A씨를 발견하고 오후 6시쯤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8일 A씨에 대한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자창에 의한 실혈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흉기에 찔려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는 뜻이다.
경찰은 최씨 및 주변인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와 배경을 파악한 뒤 내주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최씨의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