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관단(摜蛋·중국 카드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마몐췬(馬面裙·중국 전통 치마)이다.
마몐췬은 어떨까?
「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현상은 조금 이상하다. 왜냐하면 이 둘 다 새로운 것이 아니며 주변에 유사한 경쟁자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관단은 더우디주(鬥地主·중국 카드게임의 일종), 파오더콰이(跑得快·중국 카드게임의 일종)와 유사하다. 마몐췬도 마찬가지다. 한푸는 늘 종류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재단이나 스타일은 제각기 달랐겠지만 왜 하필 마몐췬이 제일 인기일까? 관단과 마몐췬 모두 갑자기 작년에 특히 유명해졌다.
」언뜻 보면 관단과 마몐췬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두 가지가 인기를 끄는 공통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작은 변화로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라는 것이다.
먼저 관단을 살펴보자.
항간에 관단의 인기 뒤에는 투자권의 흥망성쇠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 월가에서 돌아온 해외파들이 투자권에 많다고 밝혀진 것이다. 그들은 월스트리트가 가장 좋아하는 텍사스 홀덤 트럼프 카드를 집으로 가져왔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중국 투자자, 특히 장쑤성과 저장성 일대의 투자자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들은 현지에서 즐기는 관단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문제는 관단의 인기가 투자권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계층에까지 퍼졌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관단은 특정한 문화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우선 화이안시에서 공식적으로 인증한 무형 문화유산이다. 10년 전인 2014년 화이안시 정부는 관단을 다섯 번째 시립 무형 문화유산으로 올렸다. 무형 문화유산으로서 관단은 그 자체로도 일정한 관객층을 갖고 있다.
둘째, 관단의 이번 유행에서 특별한 카드가 등장했다.
최초의 관단은 일반 포커에서 사용됐지만 몇몇 사람들은 관단의 사회적 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더 정교한 특수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특수카드는 일반 포커보다 크기가 조금 더 큰데 이 변화를 절대 얕봐서는 안 된다. 카드 크기가 바뀌었으니 전문 제작이 불가피한 것이다. 얼마 전 China News Weekly의 ‘Interesting Report’에서 발표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관단의 이런 변화가 일련의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셋째, 큰 공장이든 작은 공장이든 관단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사람은 판매도 신경 써야 한다.
마케팅 방법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관단을 선물 세트로 만들거나 맞춤 선물 등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런 마케팅 방법은 관단의 인기를 더욱 높였다. 전통적인 포커와 비교했을 때 관단은 금융권에서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사업적, 사회적인 속성이 더 짙다. 또한 카드 크기의 변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까지 창출했는데 이 사업 기회는 나아가 관단의 더 큰 인기를 촉진했다.
마몐췬이 처음 인기를 끌었던 때는 디올 표절이 논란이 됐던 2022년이다. 디올의 디자인 중 하나가 마몐췬과 매우 유사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것이다.
마몐췬은 예쁠 뿐만 아니라 입기도 편하다. 여느 한푸 치마라면 일체형이거나 다른 한푸와 짝을 맞춰 입어야 하는데 치마인 마몐췬은 평상복과도 잘 어울리는 몇 안 되는 한푸다.
또한 캐주얼한 상의와도 매치 가능한 만큼 마몐췬을 입은 사람들은 가벼운 메이크업도 잘 어울린다. 만약 정교한 무늬로 가득한 한푸를 입었다면 옷차림에 어울리는 정교한 화장을 해야 했겠지만 캐주얼한 상의와 마몐췬을 입는다면 옅은 화장만 해도 조화롭게 보인다.
마몐췬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한푸보다 코디 호환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도 어떤 의상에도, 어떤 화장에도 어울릴 수 있다.
마몐췬의 치마 디자인은 일상복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푸다. 관단의 크기 변화는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차례로 관단 자체의 성장을 촉진했다. 강점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적인 차이가 아닌 작은 변화가 불러일으킨 결과였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