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풀무원 수서 본사에서 만난 이효율(67)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CEO)는 “두부·콩나물 매출 비중이 풀무원 전체 매출(2023년 2조9934억원)의 10% 정도인 3000억원대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원경선 원장의 풀무원농장을 모태로 한 풀무원이 이달 12일 창립 40년을 맞는다. 이 회사는 원 원장의 아들 원혜영 전 의원(웰다잉문화운동 대표)과 그의 고교 동창 남승우 풀무원재단 고문이 세웠다. 2018년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소유 지분 57%)인 남 고문의 뒤를 이어 이 대표가 총괄CEO를 맡으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그는 풀무원 법인 설립 전인 1983년부터 근무한 ‘1호 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지속가능식품’ 매출 비중 65%로
40년 전 설립 첫해 매출 7800만원을 올린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2조9934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규모로는 식품업계 10위권이지만 지난해 미국 S&P 지속가능성평가에서 글로벌 식품분야 5위, 국내 식품분야 1위에 오르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최고 수준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풀무원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 의장직과 함께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 5년간 이끈 전문경영인 1기 체제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선임할 2기 총괄CEO를 찾는 임무다. 그는 “(CEO가)독단적 경영을 하지 않는지 견제·감시하기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11명 중 8명)을 늘렸고, 총괄CEO 후보추천위원회·보상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8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올해 첫 흑자 기대”
1991년 미국 진출 이후 적자 상태인 해외사업은 풀무원의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해엔 222억 적자를 봤다. 대표는 “2012년 일주일 중 3일을 중국에서 머물고, 2015~2020년 125차례 해외 출장길에 오를 만큼 열심히 뛰었지만 성과가 잘 나지 않았다”며 “시행착오 끝에 각국의 법·제도와 트렌드에 맞는 현지화로 33년 만인 올해 처음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콩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을 웰빙 레스토랑 체인 ‘와바그릴’ 매장 200여 곳에 입점시키는 등 지속가능식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베트남에선 각각 두부와 치즈햄이 인기”며 “올해 말 영국 런던에도 영업소를 설립해 해외사업 역시 효자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