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무담보 대출’, ‘소액 대출’ 등의 키워드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든 뒤 돈이 급한 사회초년생에게 접근했다. 이어 인터넷은행 대출 팀장인 척 연기한 뒤 개인정보를 빼돌려 대출을 받은 돈을 갈취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 등 인터넷은행 비상금대출을 이용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조건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 대출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각각 대출팀의 대리, 주임, 상담사 등 역할을 나눠맡아 피해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는 것처럼 연기했다. 이들은 이렇게 확보한 개인정보를 통해 인터넷은행들에서 간편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또 확보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는 수법으로 1000만원 넘는 돈을 추가로 뜯어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신용도를 높여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며 마치 상품권 구매를 위한 인증번호를 보내면 신용도를 높여줄 것처럼 속이는 방식으로 돈을 빼갔다. 여성 피해자에게는 돈을 빌려주겠다며 나체 사진을 담보로 받은 뒤 지인에게 사진을 보내겠다며 협박해 50만원가량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모텔에 숨어 지내며 전국적으로 범죄를 이어가던 일당은 한 피해자를 만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던 인출책이 노출되면서 덜미가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