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집행관과 아동 심리전문가, 남녀 경호원 6명 등 집행보조원들은 지난 15일 오전 8시 20분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아내 이모(40)씨 아파트에서 아들과 딸을 데리고 나와 아빠 빈센트에 넘겨주는 유아인도 집행을 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빈센트는 앞서 2019년 11월 아내 이씨가 동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떠나자 2020년 3월 미국 법원에 양육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하지만 이씨가 자녀들을 미국에 데려다주지 않자 빈센트가 직접 2020년 8월 한국에 들어와 같은해 11월에 서울가정법원에 ‘헤이그 아동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2022년 2월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아이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에 따른 유아인도 집행 불능으로 두 아이를 찾아오지 못하게 되자 빈센트는 “아무리 걷고 걸어도 제자리걸음”이라며 서울 영등포역과 경기 수원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러닝머신 시위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 등 국정감사에선 “아이들이 보고 싶다. 도와달라”며 사전 촬영한 인터뷰 영상으로 등장해 “한국 최고 법원(대법원)이 확정한 아동 반환 명령에도 2년 가까이 아들 딸과 함께 있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새 유아인도 집행 예규에 따라서 두 자녀를 돌려받은 빈센트는 집행 당일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아이들의 여권 문제로 사흘 뒤인 지난 18일 긴급 여권을 발급받아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돌아갔다. 현재 아이들은 원래 생활했던 샌프란시스코 집에서 좋아하던 장난감이 어디 있는지까지 기억하면서 모국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데도 전혀 어려움이 없어 아버지 빈센트, 친척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빈센트는 “어렵게 아이들과 함께 집에 돌아왔지만, 아직도 많은 남겨진 아빠들이 한국에 있는 아이들을 되찾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행복한 나이 많은 싱글 대디로 살 수 있게 도와준 한국 법원과 법무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8살 된 아들을 5년째 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치과의사 성재혁씨 사례도 아직 미해결 아동반환 사건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한국에선 아동 탈취 사건 10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29일(현지시각) 2024년 국제 아동 탈취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불가리아, 이집트 등 16개 국가를 헤이그 국제아동 탈취협약 미이행 국가로 지정했다. 헤이그 국제아동 탈취협약은 부모 중 한쪽이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나라로 아이를 빼돌리면 원래 살던 국가로 아동을 돌려줘야 한다는 협약으로 전 세계 94개국이 가입했으며 한국은 2013년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