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주중대사가 지난 22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년 재외 공관장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사관 측은 이같은 조치의 배경을 두고는 “최근 보안 관련 문제가 발생해 브리핑 이외의 시간에 출입하기 위해선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라면서 “신분 확인이 안 된 사람이 무단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최근 발생한 것인지 등에 대해선 따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초 주중대사관에 근무 중인 한 주재관은 ‘정 대사가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취지로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과 함께 신고서를 외교부 본부에 제출했다. 이에 외교부는 이달 중순쯤 베이징에 감사팀을 보내 사실관계 등을 조사했다.
정 대사는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지난 22일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았을 때 관련 질의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모든 게 밝혀지지라 본다”고 짧게 답했다. 이전엔 대사관 공지문을 통해 “(신고자의) 일방의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7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정재호 주중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특파원단은 대사관으로부터 출입 제한 조치를 통보 받은 뒤 총회를 거쳐 ‘정재호 대사, 대(對)언론 갑질 멈추라’는 제목의 성명을 30일 냈다. 특파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대사관 출입을 사실상 ‘허가제’로 바꾸고 취재 목적을 사전 검열하겠다는 것”이라며 “정 대사의 독단적 판단과 사적 보복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가 변곡점에 놓인 상황에서 주중대사관이 불통과 탄압으로 일관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국익 침해”라고 했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지 공관과 소통해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내부 검토해 필요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