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소자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반도체 컴퓨팅 시스템은 서버시스템의 계산, 데이터처리, 추론 성능면에서 우수하나 그에 비례하여 발열과 에너지 소모량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데이터 수요 증가로 인해 발열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 이를 낮추기 위해 서버를 바닷물이나 비전도성 유체에 담구는 액침냉각방식이 도입되기도 했다.
또한, 신경세포를 모사하고자 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에 대한 연구가 고체 소자 기반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전자와 이온 간의 에너지 변환이 매 연산마다 이루어져야 해서 에너지 소모가 크고, 발열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뇌와 유사하게 유체환경에서 이온을 전달체로 하여 컴퓨팅할 수 있는 뉴로모픽 소자 제작이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제 공동 연구팀은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단지 20W 정도의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우수한 데이터 처리와 추론성능을 갖춘 유체컴퓨팅 소자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이는 유체환경에서 이온을 전달체로 하여 발열 없이 매우 효율적으로 컴퓨팅을 하는 신경세포의 원리를 모사하였기 때문이다. 신경세포와 비슷한 숫자를 갖는 고체전자소자 기반 컴퓨팅의 경우 7.9 MW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Nature, Vol. 604, 2022, 255).
박정열 교수는 “유체기반의 뉴로모픽 컴퓨팅 기술은 뇌신경세포의 환경 및 작동원리를 가장 가깝게 모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기존 전자기반의 단순한 2진법이 아닌 여러 종류의 신호를 활용한 병렬적 학습과 추론이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는 사람 신경세포의 기능을 모사할 수 있다“ 라며, ”유체 내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고체소자와는 달리 패키징 없이 생체물질과 직접적이고 생체 적합적인 인터페이스가 가능해져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및 생체 삽입형 바이오센서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생태모방기반 환경오염관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다학제간 연구분야 최고 권위지 중의 하나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4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제1 공동 저자 Utrecht 대학 Tim Kamsma, 서강대학교 김재현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