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군집위성 1호 발사 성공…우주청 이끌 3인 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소형 군집위성 1호’(이하 위성)가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교신한 결과, 양방향 교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전 7시32분(현지시각 오전 10시32분) 뉴질랜드 마히아에서 발사된 위성은 약 50분 만인 8시22분에 발사체 로켓과 분리됐고, 이후 지구를 두 바퀴 돌았다.
정부는 위성 발사를 계기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간 기업들이 위성 제작, 발사체 산업에 진출하려면 초기 수요 창출이 중요한데 위성 11기를 발사하면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NASA 출신 존리 연봉 2.5억, 청장보다 높아
이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한국판 ‘NASA’(미국항공우주국·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을 이끌 고위직 3명의 인선을 발표했다. 초대 청장에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엔 존 리 전 NASA 본부장이 내정됐다.
각각 연구 정책 수립(노경원)-우주 핵심기술 개발(윤영빈)-우주산업 활용(존 리) 등의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인선에 대해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주요 직위에 내정한 만큼 우주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우리나라 우주항공 산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주청은 “우주 개발을 주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윤 청장은 로켓 추진체 분야의 대표 연구자다. 차세대 로켓추진연구센터를 이끌면서 나로호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등에 참여해 왔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 설립은 우주 항공인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단순한 정부 조직 신설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이번 정부의 담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미·소 간 우주 경쟁에서 뒤처진 미국이 1958년 NASA를 발족해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우주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청 설립과 더불어 우주 개발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부 직급으로 1급(차관보)인 존 리 본부장의 연봉은 차관급인 윤 청장(1억4000만원대)보다 1억 이상 많은 2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윤 대통령을 제외하면 공무원 중 가장 많다. 차관급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기존 공무원 연봉 체계를 따라야 하지만, 우주청 내 1급부터는 특별법이 적용돼 연봉 상한선이 없다. 인재 영입을 위한 ‘허들 없애기’ 차원에서 청장을 제외하면 외국인도 고용할 수 있는데, 존 리 본부장이 그 사례다. 주식 백지 신탁 의무도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와 해외파 인재를 영입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제약을 없애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우주청의 전체 조직은 300명 이내 인력으로 구성하되, 점차 늘려 나가기로 했다. 올해 예산은 7200억원이 편성됐다.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 우리 힘으로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는 비전을 골자로 하는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직접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주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지만, 첨단기술 확보와 국내 경제적 측면에서도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국가 안보 및 국제적 협력의 관점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