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신도 나온다. 보험료는 더 많이 내지만, 연금은 못 받는 세대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김 씨는 “국민연금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도 청년층은 확실히 줄고, 노인층은 더 늘어나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직장인 친구들이 ‘보험료 많이 떼 간다. 받지도 못할 것 같은데’ ‘국민연금 보험료 안 내는 방법 없냐’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연금개혁과 관련 청년세대 입장을 전파해 온 김설(32) 연금유니온 집행위원장도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2060년 이후에 우리 세대가 연금을 받게 될 때, 높은 보험료율을 누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현재 세대부터 보험료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다”면서 “그런데 소득대체율을 같이 올리면 보험료율 인상의 효과가 상쇄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어 “‘이만큼 내니까, 이만큼 받아야 한다’는 게 당연한 생각이라고 이해하면서도,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점에서 1,2안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공론화위원회에 제시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1안이 ‘더 내고 더 받자’, 2안이 ‘더 내는데 그대로 받자’로 제시됐는데, 심리적으로는 ‘더 내면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의견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개혁이 아닌 미루는 결정을 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후 국민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면, 이번 안이 낫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경북대 김주영(21)씨는“추가적인 개혁 조치가 이뤄져 국민연금의 생명이 계속 연장된다면, 어른 세대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도 국민연금 혜택을 더 받아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끼리 ‘국민연금을 폐지해라’고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미래에 ‘더 받게 하는’ 국민연금이 청년 세대를 보듬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