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농촌 유학’ 자체 시행
유입된 학생·학부모 123명에 달해
원어민 교사 일대일 맞춤 수업 등
‘영월형 농촌 유학 모델’ 구축 집중
‘강원농어촌유학’이 인구 감소 극복 열쇠
강원농어촌유학은 도시 학생이 강원도 내 학교로 한두 학기 동안 전학해 생활하는 도농 교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영월군·인제군·춘천시·홍천군·횡성군 5개 지자체 1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도시 학생은 자연 친화적 환경 속에서 특성화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학생 수가 늘어난 시골 학교는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학부모도 함께 이주해 넓게는 인구 감소로 고민인 지자체까지 힘을 받는다.
옥동초에서 2학년 딸아이의 한 학기를 지켜본 최지혜씨는 아이가 정말 아이답게 생활하게 된 건 물론이고 건강까지 좋아졌다며 이를 ‘영월의 마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상점이 먼 대신 자연에서 장난감을 만들어 놀게 됐고, 학원이 없는 대신 학교에서 더 다양한 기회를 만난다”며 “무엇보다 아이의 즐거움이 다양해졌고 덩달아 부모도 행복해졌다는 게 농촌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이들의 농촌 유학을 계기로 영월살이를 경험한 주혜선씨는 “여름 내내 학교가 끝나면 계곡에서 다슬기를 잡고 예쁜 꽃과 자연 속에서 노는 호사를 누렸다”며 “무엇보다 두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마음에 여유가 생겨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 자신을 돌보는 힘까지 얻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영월군은 올해 농촌 유학 활성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농촌 유학에 참여하는 학교에 최대 1억원까지 교육 경비를 지원하며, 읍·면별 농촌 유학 추진협의체를 별도 구성했다. 도에서 지원하는 두 학기 기한을 넘어 군에서 자체적으로 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최대 9년간 가구당 월 40만원씩 체류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와 마을도 ‘영월형 농촌 유학 모델’ 구축에 나선다. 학교에는 원어민 교사의 일대일 맞춤 영어 수업과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 교육, 각종 예체능 수업에 농촌 체험까지 다채로운 특화 교육 과정이 마련됐다. 또한 마을에선 체험관, 마을회관, 펜션, 빈집 등을 개보수해 유학 온 학생과 학부모가 머물 주거 공간을 꾸렸다. 지역아동센터가 방과 후 돌봄을 책임졌고, 학부모들의 교류와 정착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속속 준비됐다.
강원도 내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 유치
영월의 6개 농촌 유학 운영 학교는 저마다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소규모로 집중된 교육 과정을 비롯해 농촌 마을과 연계한, 도시에선 접하기 힘든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이 높다.
녹전초는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 교육과 생태·환경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 신천초와 옥동초는 영어 교육에 힘을 줬다. 원어민 교사 수업을 심화하고 놀이를 통해 재미있게 영어를 익히는 ‘영어 놀이 학교’를 운영한다. 예체능 분야의 특성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신천초는 승마, 마차초는 스키와 인라인, 무릉초는 회화와 서예에 1인 1기 스포츠 프로그램을 더했다. 녹전중 학생들은 골프를 배우고 악기를 익혀 밴드 활동을 펼친다. 최성원 녹전초 교무부장은 “유학생들은 소수 정예로 진행되는 특화 교육 과정과 학교 밖 마을 체험에 참여하며 새로운 경험을 얻는다”며 “군 지원으로 더욱 풍성한 교육 환경이 구축됐고 기존 재학생과 유학생, 학부모 간 교류 활동도 마련해 구성원 전체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