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野 '이화영 술판 회유' 진상조사…단장엔 '처럼회' 민형배

중앙일보

입력 2024.04.17 09:53

수정 2024.04.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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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판’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4.04.15

17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수원지검 술판회유조작 진상조사단(가칭)’이 꾸려진다. 단장은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맡는다. 민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상조사단은 그간 당에서 활동해 온 검사범죄대응TF(팀장 김용민) 등을 확대 개편하는 형태로 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지검 술판회유’ 의혹은 지난 4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로 재판에 출석한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내용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업비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 측이 북측에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검찰에서 “2019년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의 회유ㆍ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고 번복했다. 이후 4일 법정에서 “검찰이 (진술을) 회유하면서 (구속 상태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검사실 앞 창고에서 소주 마시는 걸 묵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표는 15일 총선 후 첫 최고위에서 “대명천지에 대한민국 검찰이라고 하는 데가 동네 건달들도 하지 않는 짓을 한다”며 “교도관들이 술 파티를 방치했다는 것은 검사의 명령ㆍ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수원지검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박했지만, 이 대표는 “CCTV, 출정 기록, 교도관 진술을 확인하면 간단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16일 밤에도 SNS를 통해 “검찰실 앞 ‘창고’로 표시된 방에 안 들어갔으면 수감자가 그 방이 ‘회의실’인 걸 어찌 아나. 공범 수감자들 모임만으로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화면 캡처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8일 수원지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구치소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당 최고위에서도 이 대표 외에 친명 핵심인 박찬대 최고위원이 관련 문제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검찰독재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박 최고위원은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도 거론된다.
 
민 의원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걸 두고 당에선 22대 국회에서도 처럼회 출신을 비롯해 이른바 ‘검찰개혁’ 강경파가 당의 노선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강욱 전 의원과 김용민ㆍ민형배ㆍ황운하ㆍ김남국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처럼회는 16일 밤 회동하며 22대 국회 과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럼회 관계자는 “낙선한 사람, 불출마한 사람 등이 함께 한 자리여서 그간 소회를 나눴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선 검찰 문제 대응이 단순히 당 일부 강경파가 아닌 당 전체의 과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