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지원자들도 몰리고 있다. 리벨리온이 올해 초 낸 30개 직무 모집 공고에는 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추가 채용도 이어진다. 퓨리오사AI는 매년 40~60명 신규 채용에 나설 계획이고, 딥엑스는 올해 40여명, 내년엔 100여명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 리벨리온도 올해 20명 이상 추가 채용한다.
이게 왜 중요해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인재 모으는 법
① 상장 노린 스톡옵션 ‘한 방’: 높은 상장 가능성은 AI반도체 스타트업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 직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퓨리오사AI의 경우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8만여주로 전체 주식 수(129만여주) 6% 이상이다. 시장에선 리벨리온·사피온·딥엑스도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직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대기업보다는 보상이 적은 편”이라며 “당장 급여가 줄어도 상장 후 보상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②“밤 출근도 OK” : 여타 스타트업보다 자유로운 조직문화도 강점이다. 임원급 아래 직원들은 직급이 없어 서로를 ‘님’으로 부르는 건 기본. 팀 리더가 있지만, 이들은 일반 기업 간부와 달리 팀간 업무 조율을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한다. 전체 인력의 80~90%가 독립적으로 일하는 개발 인력이라서다. 넥슨·엔씨소프트 등에서 14년간 일했던 퓨리오사AI 하재승 시니어 개발자가 2019년 이직할 때 “밤에 출근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업계 잘 알려진 일화. 하 개발자는 “게임사도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데, 지금 만큼은 아니었다”며 “밤을 새워서 일하든 재택근무를 하든 작업이 편한 시간대에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한 대기업에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40대 직원은 “대기업에선 승진 라인에 끼지 못하면 의욕이 떨어졌다”며 “이직 후 젊은 직원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③ AI 부스터로 J커브 성장: AI 분야로 벤처투자금이 몰리며 회사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강점이다.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거론되며 몸값이 뛰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 1월 165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기업가치 8800억원)했다. 퓨리오사AI와 사피온도 지난해 각각 6800억원,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6일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개발한 업스테이지가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퀄컴·애플에서 10년 근무하다 최근 이직한 한 엔지니어는 “그동안 쌓은 능력과 경험을 국내 반도체 시장 성장에 쓰고 싶어 합류했다”고 말했다.
인재 찾기 어려운 분야도
업계에선 인력 확보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국내 AI분야에서 5년간(2023년~2027년) 인력 1만28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추정결과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