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소매판매에 美GDP 전망 상향
내수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은 매월 발표하는 이 소매판매가 경기 상황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강한 소매판매 영향에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전망인 ‘GDP 나우’는 1분기 미국 GDP 예상치를 2.4→2.8%(전기 대비 연율)로 올렸다.
소비 강세에 물가 상승률 확대 우려
미국 가계가 견조한 소비력을 보이면서, 향후 물가 상승률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매판매 세부 13개 항목 중 서비스 소비를 의미하는 식당·주점을 제외하면 12개는 상품과 관련돼 있다. 그동안 미국의 CPI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던 것은 상품 물가의 하락이었지만, 관련 소비가 늘면 그만큼 물가도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 긴축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좀처럼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물가 부담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짚었다.
금리 인하 전망 1번으로…인상 시나리오까지
미국 내에서는 기준금리를 오히려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물가 상승률이 2.5% 위에서 고착되면 Fed가 내년 초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가 내년 중반에는 6.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기준금리 8% 이상 시나리오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금리는 이미 오름세, 美 10년 국채 4.6%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비(非) 미국 국가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먼저 시작하는 이른바 ‘탈동조화’ 현상도 우려된다. 미국이 아닌 국가들이 금리를 먼저 내리면, 달러 강세가 강화돼 환율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강한 소비까지 이어지면, 물가 상승률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Fed도 기준금리 인하 강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환율 및 경기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