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3고’는 두려운 현상입니다. 1980년대 초와 1990년대의 3고 현상은 예외 없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그나마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떨어진 원화가치 덕에 수출이 급증하고, 에너지 소비의 합리화나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그것도 불확실합니다. 달러화의 초강세 결과이기 때문에 원화값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도 약세여서 과거와 달리 빠른 수출 회복은 어렵습니다. 수출과 경기 회복의 속도는 더딘데, 물가 상승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외환위기·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외환보유액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 정도가 위안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약 9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받게 됐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삼성이 받는 보조금은 당연히 공짜가 아닙니다. 미국에 기존 계획의 2배가 넘는 막대한 투자를 하기로 한 대가입니다. 삼성으로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운드리 분야에서 충분히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