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액션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로 처음 한국을 찾은 호주 거장 조지 밀러(79) 감독의 말이다. 자신의 1980년대 출세작 ‘매드맥스’ 3부작(1979~1985)을 30년 만의 속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성공리에 부활시킨 그다.
조연 캐릭터 퓨리오사의 전사를 내세운 9년 만의 속편 ‘퓨리오사’로 내한해 15일 서울 용산CGV 영화관에서 취재진에게 신작 일부 영상을 공개했다. 석유‧식수 고갈로 사막화한 세계의 독재자 임모탄 군단과 그에 맞선 전사 퓨리오사의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이 돌아왔다.
‘퓨리오사’는 세상의 문명이 붕괴된 지 45년 후, 어머니가 살해당한 고아 소녀 퓨리오사(안야 테일러 조이)가 폭군들에게서 벗어나 녹음이 우거진 고향 땅에 돌아가려 하는 복수 여정을 그렸다. 전편에 이어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영화를 최초 공개한다.
'퓨리오사' 믹싱도 하기 전에 한국 1순위 방문, 왜
“한국 영화를 통해 한국을 배웠다. 드라마‧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들을 보며 한국인들의 영화 지식이 높다는 데 놀랐다. 한국에 영화제가 많아서인지 대단한 감독도 많이 배출했다. 또 전통 한식이 훌륭해서 어제 정말 많이 먹었다. 영화, 음식이 가장 놀라웠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퓨리오사’ 내달 개봉
호주 거장 조지 밀러 내한
‘매드맥스’ 9년만의 프리퀄
영화 완성전 한국 온 까닭
밀러 "업적 높은 봉준호, 대화하며 많이 배웠다"
의대를 나와 정형외과 전공의로 일했던 그는 틈틈이 시나리오를 쓴 저예산 영화 ‘매드맥스’로 첫 성공을 맛봤다. “여전히 영화감독 자질이 없다고 생각해” 의사 수련을 계속했지만, 2‧3편이 잇따라 흥행하며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버지’란 명성을 얻었다. 초년 의사 시절, 아들의 사망 사고를 목격한 경찰관을 만난 경험이 ‘매드맥스’ 시리즈의 토대가 됐다. 할리우드 진출 후 펭귄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피트’, 가족영화 ‘꼬마돼지 베이브2’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다, ‘매드맥스’ 시리즈로 돌아왔다.
'토르' 헴스워스 악역, "인간 본성 묘사 '매드맥스' 찍는 이유"
밀러 감독은 “디멘투스는 퓨리오사의 엄마를 죽이고 퓨리오사를 납치했으면서도 자기 딸 같은 애착을 갖고 있다. 퓨리오사는 임모탄을 택하면서 새로운 세계로 넘어간다. 결국 디멘투스‧임모탄 모두에게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모든 이야기는 우화적이고 메타포적이다. 사람들의 본성을 드러내는 게 제가 ‘매드맥스’ 영화를 찍는 이유”라고 밝혔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단 2박3일간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퓨리오사’는 퓨리오사가 납치당한 어린 시절부터 ‘분노의 도로’ 시기까지 18년의 세월을 담았다. 그는 “전편과 공통점도 많지만, 황야 추격신만 그릴 때보다 인물 간 상호작용이 늘면서 대사가 많아졌고, 스타일적으로 다르다”면서 “전편의 반응이 좋으면 ‘퓨리오사’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기쁨을 표했다.
"액션은 '시네마' 정수 담는 장르, 순수 영화언어 담았죠"
또 “제게 매력적인 건 이 순수한 영화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DNA에는 스토리가 내재돼 있다. 우리는 스토리를 통해 세계를 이해한다. 여기에 새롭고 진보된 기술을 적용해보는 게 영화”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눈으로 보는 음악’ 같죠. 너무 많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는 포괄적 과정이다 보니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마스터했다고 할만한 사람이 없는 겁니다. 관객을 그런 영화 안에 끌어들이기 위해 평생 노력하고 있습니다.”
‘퓨리오사’는 다음달 전 세계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