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위안화 가치도 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1일 위안화 가치(역내환율)는 전날보다 달러당 0.0031위안 하락한 7.2370위안에 거래됐다.
이와 달리 달러값은 치솟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의미를 달러인덱스(1973=100)는 10일(미국 현지시간) 105.25까지 올랐다. 105선을 뚫은 것은 지난해 11월 13일(105.63) 이후 처음이다.
탄탄한 고용과 경기지표에 더해 물가마저 들썩이자 미국의 올해 첫 금리인하 예상 시기는 오는 6월에서 하반기로 또 후퇴했다. JP모건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6월 금리 인하의 문이 꽉 닫혔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후퇴했다”며 “잠재적으로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이조차 물가지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할 확률은 11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 기준 19.3%로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는 1% 안팎으로 하락하고, 채권값도 떨어졌다(채권금리 상승). 이날 3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38%포인트 오른 연 4.808%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다.
물가 쇼크로 미국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늦춰지면 한국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달러 강세로 원화가치가 맥을 못 추면 수입물가와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조율하는 통화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인하 시기나 속도를 당기면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고,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상당수 전문가가 내일(12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10회 연속 동결(연 3.5%)을 예상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원화값 하락은 이어질까. ‘강달러 압력에 원화값이 1380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론과 ‘한국 수출 개선으로 점차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엇갈린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분쟁 등으로 국제 유가가 뛰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며 “적어도 상반기까진 강달러 타격으로 원화값은 138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원화가치 상승 요인에 힘입어 1360원대를 바닥으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