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개혁신당이 선명한 야당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국민께서 바라시는 합리적인 야당으로서의 역할, 훌륭한 조율자가 될 수 있는 정책적 능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 대표를 포함해 비례대표 1번 이주영 전 순천향대천안병원 교수와 2번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총 3석을 얻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만 라디오 방송 3개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이 지나가는 대통령인데 아직도 통치나 정치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안 하고 계신다”며 “총선 뒤에도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SBS라디오에선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나. (3년) 확실한가”라며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총선에서 압승한 야권을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 초기에 민주당 의석이 170석 180석이었다. 의석이 부족해서 윤 대통령의 무리수들을 견제하지 못했던 게 아니다”며 “처럼회나 이런 의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정부 질문 때 ‘이모 논란’ 등 여러 논란을 만들어 오히려 여권을 키워줬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 친명계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2022년 5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논문 공저자인 이 씨 성을 가진 익명의 ‘이모 교수’를 친척인 이모로 착각해 “이모와 함께 논문을 썼다”며 추궁했다가 사과했다.
이 대표는 화려한 정치 이력이 무색하게 유독 총선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2011년 교육 단체에서 일하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 대표는 2021년 36세의 최연소 여당 대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2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연달아 승리로 이끌며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보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세 번 연속(2016년 총선,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총선) 낙선하는 등 유독 선거에선 힘에 부쳤다. 국민의힘 대표 재임 당시 ‘0선 대표’라는, 이 대표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던 이유다.
이번 총선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경기 화성을은 개혁신당 이원욱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야당 강세 지역이다. 서울 노원구에서만 정치 생활을 이어온 이 대표와는 지역 연고도 없다. 이 대표는 이런 구도를 극복하고 네 번째 도전 만에 원내 입성에 성공했고, 정치적 덩치도 더 커졌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 주자라고도 언급한다.
특히, 개혁신당이 제3지대 정당 중 유일하게 복수 의석을 얻으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할 토대도 마련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이 대표의 당선 소감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지역구 승리를 거뒀다”며 “개혁신당은 한국의 마크롱이 될 수 있는 멋지고 젊은 대선주자를 보유한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대표와 국민의힘이 재결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가) 당선된다면 다시 힘을 합쳐야한다”고 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개혁신당은)야권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야권으로 계속 얘기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