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신금융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습학원 이용 고객 수는 2020년 대비 130.1% 늘었다. 예체능학원과 학습지 업체 이용 고객 수도 2020년 대비 각각 76.6%‧92.7% 증가했다. 최근 초등학교 대상 보습학원에선 유치부(6~7세) 국어‧수학반도 함께 운영하는 추세다. 7세 아이를 키우는 황모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하루 내내 있는 종일반을 꺼리다 보니 하원 이후에는 유치부 대상 보습학원에 보내고 있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경험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고객 1명당 결제금액도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예체능학원과 보습학원 결제금액은 3년 사이 각각 65.5%‧64.6% 늘었고, 학습지 업체 결제금액의 증가율(90.9%)도 두드러졌다. 유치원 결제 금액도 3년 사이 49.9% 늘었다. 저출생으로 아이가 줄면서 카드 이용 건수가 6.4%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일반 사립 유치원에서도 ‘영어 특화’‧‘예체능 특화’ 등을 내세워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각종 비용이 높아지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외국어학원에서 카드를 이용한 30대 고객 수도 2020년 대비 90.1% 늘었다. 무자녀 30대가 자기계발을 위해 외국어학원에 등록한 경우와 자녀 교육을 위해 외국어학원에서 카드를 이용한 경우가 함께 집계되면서다. 현행법상 일반 학원으로 분류되는 영어유치원은 외국어학원 업종에 포함된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에 따르면 영어유치원, 즉 유아 대상 영어학원 수는 2020년 724개에서 지난해 842개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외국어학원 결제금액은 2020년 대비 85.2% 급증했다. 서울의 영어유치원 학비는 월 200만~30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하지만 영유아기부터 사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건,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를 키울 뿐 아니라 저출생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지난달 26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에 동의하며 자녀의 존재를 비용으로 인식했다.
지나친 조기 사교육이 영유아기 발달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은 “영유아기는 마음껏 뛰어놀고 무언가에 몰입하면서 호기심을 가지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만큼 학습보다는 놀이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며 “유치원‧어린이집 등 공교육 틀 안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충분히 다양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