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심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상무의 2024 시즌 K리그1 5라운드 경기에 주심으로 나섰다. 지난 2013년 K리그 주심을 처음 맡은 이후 12년 만에 주심으로만 200경기를 채우며 ‘그라운드의 판사’로 소임을 다 했다.
정 심판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정민 심판위원장을 통해 꽃다발과 함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 받았다. 해당 행사 직후에는 곧장 그라운드에 올라 서울-김천전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정 심판은 축구대표팀 붙박이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닮은 외모로 인해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시즌 김민재가 나폴리(이탈리아) 소속으로 세리에A 우승에 도전할 때 정 심판이 현장을 방문했다가 김민재로 오인 받은 장면이 유튜브 채널에 소개 돼 화제가 됐다. 당시 정 심판은 몰려드는 나폴리 팬들로 인해 이탈리아어로 “김민재 아닙니다 닮은 사람입니다”라고 쓴 종이를 들고 다니며 진땀을 뺐다.
정 심판은 유퀴즈 출연을 기점으로 강사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고난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정 심판의 인생스토리가 알려지며 기업체와 관공서, 학교의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정 심판은 “여러 힘든 상황이 겹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참고 또 참고 버티면서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면서 “부족한 저를 보며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는 분들을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달려가 제 경험을 들려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년 간 K리그 무대에서 주심으로 200경기, 대기심과 VAR심판까지 포함하면 525경기를 소화했다”면서 “언제까지든 심판으로 그라운드에 오르는 동안만큼은 소신을 가지고 공정하게 판정할 것”이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