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모든 미사일 핵무기화·고체연료 실현” 군 “일부는 과장”

중앙일보

입력 2024.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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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 “모든 미사일들의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군 당국이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고체연료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 쏘는 등 기술적으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급격한 궤도 변경 같은 고난이도 성능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전날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우리 국방과학 기술력의 절대적 우세를 과시하는 또 하나의 위력적인 전략공격무기가 태어났다”며 “이로써 우리는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박경민 기자

전술·작전급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KN-23·24·25, 전략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등에 이어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기존 액체연료 대신 고체연료를 투입해 핵탄두 카트리지인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화성포-16나형의 사거리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3000~5500㎞) 급이라면 이론적으로 괌은 물론 알래스카도 겨냥할 수 있는 전략급 미사일에 해당한다. 여기에 고체연료까지 적용되면 연료를 실은 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지하 시설에 숨겨놨다가 유사시 꺼내 즉각 발사할 수 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북한의 발표가 과장됐다”고 밝혔다. 초보 단계의 기술 수준 달성을 완성형처럼 표현해 위협 능력을 과장하고 있다는 취지다. 통상 극초음속 미사일의 ‘극초음속’은 활공체가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마하 5(6120㎞) 이상의 속도로 활강하는 방식을 뜻한다. 특히 활강 단계에서 이 같은 속도로 물수제비 튕기듯 통통 여러 차례 풀업 기동을 하거나 좌우로 방향도 틀 수 있어 방어하는 입장에선 공포의 대상이다.


북한은 이날 “사거리를 1000㎞ 한도 내로 국한시키고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지연과 능동 구간에서의 급격한 궤도 변경 비행 방식으로 속도와 고도를 강제 제한하면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활공 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측면기동 능력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