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건 기적이야. 고마워 푸바오.
“우리 푸바오 오래오래 기억해 주세요.”(강철원 사육사)
“그동안 푸바오를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송영관 사육사)
두 사육사의 말과 함께 봄비를 맞으며 푸바오를 배웅하던 6000여명의 관람객들도 “푸바오 잘 가” “건강하게 지내” 등을 외치며 푸바오를 배웅했다. 장지원(27)씨는 “그동안 푸바오 영상 등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푸바오가 중국에 가서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복을 주는 보물, 제 2의 판생 찾아 중국으로
몸길이 16.5㎝, 몸무게 197g으로 태어난 직후부터 100㎏을 훌쩍 넘는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1354일 동안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이름 짓기 이벤트에만 5만명이 참여해 ‘행복을 주는 보물(福寶)’이라는 뜻의 푸바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사육사들과 함께 찍은 영상은 수천만~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푸바오가 대중에 공개된 2021년 1월부터 지난 3월 3일까지 판다월드 방문객 수는 550만명.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은 푸바오를 만나본 셈이다. 용인시는 이런 공을 높이 사 지난 2월 푸바오에게 특례명예시민 증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가 되기 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 연구 협약’에 따라 이날 한국을 떠나게 됐다. 올 7월 만 4세가 되는 푸바오는 이제 짝짓기를 시작할 때다. 실제로 지난달 4일부터 한 달간 한중 양국 규정과 조건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절차를 밟을 당시 번식기가 찾아와 신경질을 내는 등 예민해 사육사들이 계속 푸바오 곁에서 돌봤다고 한다.
엄마가 타고 온 케이지로 이동…강철원 사육사도 동행
중국 측에서도 판다 전문 수의사를 에버랜드로 파견해 이송 준비에 함께 참여했다. 예비 비행기까지 마련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고 한다. 비행기에는 푸바오가 태어났을 때부터 돌봤던 강 사육사와 중국 수의사가 함께 탑승해 20∼30분 단위로 모니터링하며 푸바오의 건강을 체크했다. 강 사육사는 지난 2일 갑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했지만 푸바오의 건강과 안전 등을 고려해 푸바오의 중국 이송에 동행한다.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를 유지했으며,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검역 기간 푸바오는 이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TV’를 통해 검역실에서 비행기 운송용 박스에 들어가 편하게 자리를 잡는 푸바오의 모습을 공개했다. 에버랜드는 편안한 비행을 위해 푸바오가 좋아하는 대나무와 당근, 사과, 워토우(판다들이 먹는 빵) 등 먹거리는 물론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준비했다. 이동하는 차량도 반도체 수송용 무진동 특수차량이 동원됐다.
눈물바람 송별회...“잘 가 푸바오”
판다월드를 출발한 푸바오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으로 이동했다. 차 안에 실려 있어 직접 볼 수 없었지만, 관람객들은 푸바오 깃발과 현수막 등을 흔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푸바오의 팬들은 지난달에도 용인 경전철 에버랜드역과 서울 홍대입구역에 ‘선물처럼 와준 행복, 영원한 첫사랑 아기 판다 푸바오 사랑해’라는 문구 등을 넣은 광고를 게시했고, 지난달부터는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내 지하터널에 팬들이 제작한 광고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푸바오를 돌본 강 사육사와 송 사육사는 이날 각각 푸바오와 푸바오 팬들에게 편지와 인사말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너는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구나. 푸바오 사랑해”(강철원 사육사)
“그동안 푸바오와 1354일간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고, 그 기억으로 행복한 판다의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송영관 사육사)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중국 CCTV와의 협약을 맺고 푸바오의 중국 내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