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개미’ 엔화로 美국채에 6000억 투자
국내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에 자금을 많이 투자한 배경은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거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미국 국채 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에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특히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를 산 것은 엔화 가치 상승까지 함께 노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면서 유례없는 ‘엔저 현상(엔화 가치가 다른 통화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양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일부러 엔화 가치 변동성에 노출된 미국 장기채 ETF를 사서, 환차익까지 노렸다.
금리 인하에도 美국채·엔가치 동반 하락
엔화 가치까지 따졌을 때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예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엔저 기조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 중앙은행이 최근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했지만,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딜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값은 되레 더 떨어졌다. 실제 100엔당 원화 값은 지난해 28일(914.16원) 대비 이날(890.11원) 약 2.63% 상승(엔화 값은 하락)했다.
“금리·환율 변동성 투자 주의해야”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거시경제 변동성에 기인한 금리와 환율에 모두 투자하는 투자법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율은 금리 차뿐 아니라 각 국가의 상대적 경제 기초 체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변동성을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좁혀져도, 미국 경제가 더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면 그만큼 엔화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하면 미국 국채 값과 엔화 가치가 모두 오를 거라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고, 여기에 투자하면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