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군 공항을 이전해 그 자리에 첨단산업 경제 자유 특구를 추진하겠다.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 단상에 선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 5개 지역구 후보들(수원갑 김승원, 수원을 백혜련, 수원병 김영진, 수원정 김준혁, 수원무 염태영)은 수원 군 공항 이전을 공동 공약으로 내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2주일 뒤 같은 장소에 등장한 수원지역 국민의힘 후보들(수원을 홍윤오, 수원병 방문규, 수원정 이수정, 수원무 박재순)도 “그동안 민주당이 하지 못했던 군 공항 이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지역 여야 후보들이 모두 군 공항 이전을 공약을 내세운 거다. 이전 후보지로 거론된 화성 지역의 출마 후보들은 속속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공약에 화성 출마 후보들은 난색
반면 화성 지역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군 공항 이전 공약에 호의적이지 않다. 국방부가 지난 2017년 2월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결정하자 화성시민들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화성지역 여야 후보들은 “화옹지구 이전 안을 폐지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홍형선 국민의힘 화성갑 후보는 “화성 시민이 동의하지 않는 군 공항 이전은 완전히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에선 ‘서울 공항 이전’ 놓고 여·야 후보 설전
서울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들은 “허황한 공약으로 더는 시민을 속이지 말라”고 반박했다. 윤용근 국민의힘 성남중원 후보는 “서울공항 이전 문제는 이미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 논의되다가 무산되었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제2롯데월드 건설 문제로 논의되다가 항공경로를 조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사안”이라며 “서울공항을 보유한 공군성남기지를 폐쇄하려면 주둔군지위협정(SOFA)부터 바꿔야 하고, 심지어 김 지사도 당선 이후 세부 공약에서 버린 공약인데 왜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놓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광주·전남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놓고 시끌시끌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로 언급되는 전남 무안지역 후보들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에 출마한 서삼석 민주당 후보와 윤부식 진보당 후보, 김팔봉 한국농어민당 후보 등은 군 공항 이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 후보는 “군 공항 이전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황두남 국민의힘 후보는 “잠정적으로 찬성한다”며 “직접 주민들을 만나 물어보면 6대 4 비율로 이전을 찬성한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무안군수가 빨리 타협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목포시 선거구에 출마하는 이윤석 무소속 후보는 “목포시와 신안군, 무안군의 통합을 추진하고, 통합 목포시 해상에 광주 군 공항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군 공항 이전은 소음과 고도제한 등의 문제로 기피 현상이 발생해 선거철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결정 절차가 길고 복잡해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남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 공항 이전은 매번 나오는 단골 공약이지만 선거가 끝나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지자체들의 해묵은 민원이 된 지 오래”라며 “공항 이전엔 어마어마한 자원이 재배치돼야 하고, 국방부와 지자체 주민들의 입장 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충분히 고려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