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이야 모스크는 동서 156m, 남북 97m의 규모로 ‘산’이라 부르는 북쪽 안뜰과 ‘하람’이라는 남쪽 기도소가 거의 반반으로 나누어졌다. 안뜰을 둘러싼 2층 아케이드는 비잔틴 기독교 건축의 요소다. 현재 대부분 파괴됐지만, 건물 내외벽을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했었다. 이 역시 비잔틴의 고유한 기법이지만, 우상이 될 인물이나 동물을 배제하고 강과 숲으로 둘러싸인 파라다이스를 묘사했다.
기도소 내부 또한 기독교의 바실리카 형식을 응용했다. 바실리카란 내부에 두 줄의 열주를 세워 공간을 긴 3개의 열로 나누고 장축의 끝에 제단을 설치한 공간 형식이다. 우마이야 모스크는 바실리카 공간을 90도 돌려 긴 면을 정면으로 삼고, 단축 끝에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미흐랍을 설치했다. 모스크 안에 들어서면 2줄의 기둥 열이 서로 겹쳐져 중심이 흩어진다. 개인의 기도공간을 모았을 뿐, 성상이나 사제를 인정하지 않는, 중심이 없는 평등한 이슬람적 공간을 추구한 결과다. 이 모스크의 분산적 공간과 탈우상적 장식은 이슬람적 건축의 원형이 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