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완공된 CP 탱고는 당초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지만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으로 처음으로 존재가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한·미 연합군사 연습 기간 중 이곳을 찾아 현황을 보고받고, 한ㆍ미 장병을 격려했다.
CP 탱고는 화강암 지반을 뚫는 난공사를 거쳐 3만 3000㎡(1만 평) 규모로 조성됐다. 널찍한 통로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유사시 연합사가 CP 탱고로 옮겨 한ㆍ미연합군을 지휘한다. 최대 500명이 두 달간 CP 탱고에서 숙식할 수 있다. 두꺼운 콘크리트와 이중 철문으로 보강해 전술핵 공격을 받아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완전무장한 자체 경비대도 따로 운용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지난해 8월 인민군 총참모부로부터 ‘전군 지휘 훈련’을 보고받은 뒤 “작전 초기 적군의 전쟁 지휘 구심점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라”고 강조했다. ‘전쟁 지휘 구심점’은 CP 탱고 등 한ㆍ미의 지휘소를 뜻한다.
CP 탱고의 핵심은 전구작전본부(TOC)다. 러캐머라 사령관이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의 수중(underwater)부터 우주(space)까지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다”고 강조한 시설이 여기다. 한ㆍ미의 육ㆍ해ㆍ공군, 해병대, 미 우주군의 요원들이 TOC에 줄지어 있는 컴퓨터로 정보ㆍ현황ㆍ임무를 파악하고, 각 부대에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어깨를 맞대고 근무하던 한국군과 미군 요원들은 보안 유출을 우려한 듯 기자가 입실하자 모든 화면을 감췄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ㆍ미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각종 정보자산이 입수한 정보가 TOC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진다.
한ㆍ미는 대부분의 정보를 공유하지만, 일부는 상대에게도 비공개로 남겨둔다. CP 탱고의 민감격리정보시설(SCIF)에선 중앙정보국(CIA)ㆍ국가안보국(NSA)ㆍ국방정보국(DIA) 등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데, 한국 고위 당국자도 SCIF에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지난 4일 시작한 한ㆍ미 연합 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를 맞아 CP 탱고는 한ㆍ미 장병들로 북적였다. 식당에선 양식을 제공하며, 야식도 준다. 점심 때 한식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데, 요즘 K-푸드의 인기 덕분인지 한식 도시락을 찾는 미군도 제법 많아졌다고 한다.